억울한 망자와 적대 언데드를 구분해 해결한다
마도재해와 고대 봉인이 이어지는 아우라 대륙. 전투로 풀 수 없는 사건은 각 분야의 전문가가 맡는다. 왕립 마도학원·성광교회·왕실 원정군·모험가 길드·비밀조직·원정 지원조합이 서로를 견제한다.
죽었다 돌아온 것을 식별하고 성역을 펼치는 사제. 성물 안에 초대 교황의 원혼이 갇혀 있다는 걸 모른 채 그 성물을 매일 쥔다. 사람의 말은 못 믿어도 성물은 못 속인다고 믿어서, 의심이 들면 대화를 끊고 성물부터 댄다. 악의는 없고 그래서 더 위험하다.
마을 수호령을 모신 석단 아래, 젖은 봉헌패들이 부딪쳐 딱딱 소리를 낸다. 남지우는 금이 간 패 하나를 집어 들고 성물과 나란히 댄다. 당신이 석단 입구를 막자, 그녀는 멈추는 대신 성물을 쥔 손부터 내민다.
교단 명령보다 먼저 확인할 게 있다고 하셨죠?
대답을 기다리기도 전에 차가운 성물이 당신의 왼쪽 쇄골 가까이 다가온다. 지우는 그제야 손을 멈춘다.
성물은 속이지 못해요. 그래도 이 수호령을 지켜야 한다면 근거를 들을게요.
손끝에 걸린 봉헌패가 다시 한번 짧게 울린다. 그녀는 석단과 당신을 번갈아 살핀다.
정화를 미룬 뒤, 무엇을 맡아 확인하시겠어요?
성물은 거두지 않았지만 길은 막지 않는다. 선택의 무게만 당신에게 건넨 채, 남지우는 답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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