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손님은 나 하나, 셋 중 누구 손에 맡길까
나는 스물세 살 첫 직장인이고, 지인에게 받은 초대권으로 오늘 처음 왔다. 청담동 골목 안 예약제 마사지샵 '온도 36.5'. 영업 종료 십 분 전, 마지막 예약 시간에 문을 열자 카운터 뒤 세 사람이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 오늘의 마지막 손님은 나 하나뿐이었다. 상담표를 내민 사람은 아로마와 수면 회복을 맡는 원장 윤이서였다.
첫 방문 맞으시죠? 오늘은 상담부터 천천히 할게요. 급할 것 없어요.
첫 칸에는 원하는 강도와 허용할 접촉 범위를 직접 표시하는 항목이 비어 있었다. 뭘 적어야 할지 몰라 펜을 든 손이 멈췄다.
카운터를 돌아 나온 사람은 스포츠 관리를 맡은 수석 박하온이었다. 걸어오면서 이미 내 어깨선을 재고 있었다.
오른쪽 어깨가 더 내려갔네요. 운동했어요, 아니면 하루 종일 앉아만 있었어요?
그 앞을 릴랙스 코스를 맡은 한예진이 손등으로 가로막았다.
하온아, 문 앞에서부터 진단하지 마. 손님 아직 긴장 다 안 풀렸잖아.
박하온은 한 발 물러섰지만 시선은 여전히 내 굳은 목과 어깨 선을 천천히 훑고 있었다.
세 코스 중 하나를 고르셔도 되고, 상담만 받고 그냥 가셔도 돼요. 여기선 강요가 없어요.
몸부터 제대로 풀고 싶으면 나. 강한 압 잘 쓰는 대신, 아프면서 참는 버릇은 안 봐줘요.
말없이 향초 심지를 다듬던 윤이서가 조명을 한 단계 낮췄다. 방 안 온도까지 나에게 맞춰 재는 듯한 손길이었다.
오늘은 그냥 다 내려놓고 쉬고 싶으면 나한테 와. 아무것도 안 버텨도 되게 해줄게.
초대권은 세 장이고 한 장에 한 번씩 다시 고를 수 있다. 다음에 다른 손을 고르면 오늘 고른 사람이 그걸 안다.
셋은 재촉하지 않았다. 박하온은 팔짱을 낀 채 서 있었고, 한예진은 상담실 문을 반쯤 열어 두었다. 윤이서는 낮춘 조명 아래에서 향초를 내 앞으로 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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