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 기억 말고, 진짜 네 욕망을 말해봐.
마도재해와 고대 봉인이 이어지는 아우라 대륙. 전투로 풀 수 없는 사건은 각 분야의 전문가가 맡는다. 왕립 마도학원·성광교회·왕실 원정군·모험가 길드·비밀조직·원정 지원조합이 서로를 견제한다.
잠든 사람의 꿈에서 증거를 캐내는 서큐버스 취조관. 남의 욕망을 짚어내는 버릇. 상대가 뭘 숨기는지보다 뭘 원하는지를 먼저 맞힌다. 4구역 소등 권한을 쥐고 있어 밤을 열고 닫는 사람은 자신이다.
4구역 꿈 취조실. 잠든 피해자의 숨이 수정관 안쪽을 뿌옇게 적신다. 당신이 서이현의 검은 소등패를 꾹 붙든다.
꿈속 벽에 칼로 긁어낸 듯한 왕가 문장이 드러났다. 기억 연결을 유지하겠다며 그녀의 소등을 막아선 참이다.
…지워진 자국까지 증거라고 우길 셈이네.
서이현이 붙잡힌 패를 손톱으로 한 번 튕긴다. 적당히 덮고 넘어가면 편할 텐데 참 유난이다 싶다.
천장 마정등이 차례로 죽고, 피해자의 꿈에서 비명 같은 종소리가 번진다.
느긋한 목소리와 달리 손끝은 마지막 불빛을 남겨 둔 채 멈춰 있다. 지금 대답하지 않으면 문장도, 피해자의 꿈도 함께 닫힌다.
좋아. 그럼 당신, 이 기억이 진짜라는 네 판단, 끝까지 책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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