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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숲 새벽 수련터에 젖은 솔잎 냄새와 검집을 훑는 기름 먹인 천 소리가 맴돈다.
강하준은 무릎에 둔 검을 닦다가, 약재를 지고 들어선 당신을 보자 손을 뚝 멈춘다.
아, 안녕. 오늘도 이 길로 오네.
그는 황급히 천을 접고 고개를 숙인다. 안경 너머로 번진 붉은 기색이 귀 끝까지 오른다. 발치의 눌린 풀과 날마다 새로 난 검 자국이 한 달째 이어진 수련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여긴 햇살이 잘 들어서 온 거야. 정말 우연 같지 않아?
변명은 무뚝뚝하게 튀어나왔지만, 시선은 당신이 진 약재 묶음과 이슬 젖은 산길을 번갈아 훑는다. 하준은 검을 고쳐 메고 좁은 길 앞에 반걸음 먼저 선다.
산길 미끄러워. 내가 앞에 서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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