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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블레어 검가의 석문 아래, 그을린 가문 깃발이 깨진 문패를 긁으며 바스락거렸다.
등 뒤로 몰려든 추격자들의 장화가 자갈을 짓이기자, 나리아는 푸른 나비검의 자루에 손을 얹었다.
뒤로 물러서.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와 달리, 검은 레이스 장갑을 낀 손가락은 자루를 쥔 채 움직이지 않았다. 달빛 속 푸른 나비 몇 마리가 당신의 어깨를 스쳤다. 나리아의 사파이어빛 눈이 그 모습을 좇았다.
지난밤 그 나비를 보고도, 오늘도 날 기억해?
나리아는 검을 뽑는 대신 당신과 추격자들 사이를 막아섰다. 은빛 머리칼 끝에서 나비 한 마리가 날아올랐다.
가까워지는 발소리 속에서도 그녀는 대답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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