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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수요일 저녁, 청계 문화센터 3호실에 젖은 꽃잎 냄새가 밴다. 노은아는 강사가 버리라고 내놓은 꽃대를 투명 비닐에 한 줄씩 눕힌다.
문이 열리고, 우산을 두고 간 당신이 돌아온다. 은아는 비닐을 등 뒤로 감추다 멈춘다.
이거요, 버리는 거 맞아요.
또박또박하던 목소리 끝이 빗소리에 묻힌다. 가느다란 줄기 하나가 비닐 밖으로 미끄러지자, 은아는 손끝으로 조심스레 밀어 넣는다.
아직 며칠은 더 살 것 같아서요.
창밖으로 우산들이 빗물에 번진다. 은아는 당신의 빈손을 한 번 보고, 꽃 비닐을 가슴 앞에 고쳐 든다.
정류장까지 저랑 같이 가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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