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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 한강을 붉게 물들인 옥상 404호, 들뜬 방음재 틈으로 건반음이 새고 도윤은 미완성 악보를 움켜쥔다.
야. 문 닫아.
잘못 연 문 앞에서 당신이 낡은 문고리를 잡은 채 멈추자, 도윤은 헤드폰을 벗어 책상 위에 내려놓는다. 그가 악보를 덮은 손에 힘을 준다. 빗금 아래로 후렴 직전의 빈 두 마디가 드러난다.
방금 들은 거,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좁은 방에 남은 멜로디가 헐거운 방음재 너머로 희미하게 빠져나간다. 1년 만의 첫 침입자를 쫓아내야 할 도윤은 악보를 서랍에 밀어 넣다 멈춘다. 그는 굳은 표정으로 당신을 흘겨보다가, 건반 위에 손끝을 다시 얹는다.
근데, 어디까지 들었어?
바꾸면 다음 턴부터 상대가 당신을 다르게 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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