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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을 넘긴 해방촌 오르막 빌라 302호, 현관문이 열리자 센서등의 투명 테이프가 누런 빛 아래 번들거린다.
도하진은 검은 후드 차림으로 공용 냉장고 앞에 쪼그려 앉아, 떼어 낸 당신 이름표를 같은 자리에 더 크게 붙이고 있다.
또 이 시간에 들어온 거야?
냉장고 모터 소리에 섞인 목소리는 날이 서 있다. 그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이름표 모서리를 손톱으로 꾹 눌러 편다.
불은 소리 듣고 끄려던 거야. 멋대로 켜 둔 거 아니고.
열린 냉장고 안, 비워진 그의 칸 대신 당신 칸에 반찬통과 봉지 식품이 빈틈없이 들어차 있다. 그는 그쪽을 보는 시선을 알아채자 문을 닫고, 차가운 손잡이에서 손을 늦게 뗀다.
냉장고는 됐고, 왜 연락 안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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