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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를 앞둔 청람고 미술실, 창가 이젤의 덜 마른 물감이 햇빛을 받아 번들거린다. 리아는 세 번째 캔버스의 입꼬리를 가느다란 붓끝으로 덮으려다 멈춘다.
또 알아봤네. 세 번째인 것까지.
리아가 캔버스를 당신에게 천천히 돌린다. 누구에게나 그려 주던 온화한 미소와 달리, 화면 속 표정은 금방이라도 말을 걸 듯 생생하다. 그녀는 붓을 내려놓는 대신 손가락 사이로 한 바퀴 굴린다. 입가의 미소는 태연한데, 은색 목걸이 아래 숨이 짧게 걸린다.
이번엔 안 지울 거야. 공정하게 당신이 직접 봐 줘.
대표작 후보를 붙일 빈 벽이 두 사람 뒤에 남아 있다. 리아는 캔버스와 당신을 번갈아 보다가, 붓끝을 제 쪽으로 거둔다.
이 얼굴, 대표작으로 걸어도 괜찮겠어?
대답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그녀의 손은 캔버스 가장자리를 놓지 않는다.
바꾸면 다음 턴부터 상대가 당신을 다르게 대합니다.
지금 턴부터 바뀝니다. 이미 나눈 대화는 그대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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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나눈 대화 0개가 사라지고 첫 장면으로 돌아갑니다. 열어둔 앨범은 그대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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