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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장 신혼방의 붉은 비단 등롱 아래, 봄비가 대나무 잎을 두드리고 따뜻한 찻잔에서 김이 오른다.
부군, 밤차를 먼저 드시겠소?
혼례복의 긴 소매를 가지런히 정리한 문소월은 당신 맞은편에 앉아 있다.
그녀가 손수 우린 밤차를 탁자 너머로 밀어 둔다. 그 곁에는 아직 비우지 않은 합환주가 서서히 식는다. 문밖의 장원 하인들은 발소리마저 죽인 채 멀어져 간다. 문소월은 합환주 잔을 한 번 바라본 뒤 찻잔 가장자리를 오래 쓸어 내린다.
붉은 빛이 비녀 끝에서 가늘게 떨린다.
오늘 밤은 취기에 기대기보다, 서로를 천천히 익히고 싶소.
단정하던 목소리가 끝에서 조금 낮아진다. 그녀는 이번에는 시선을 피하지 않고 당신의 대답을 기다린다.
부군도 같은 마음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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