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뜯긴 철거 예고 딱지가 덜 마른 물감에 달라붙은 무지개길. 당신이 백도아의 낡은 팔레트 위로 지폐 한 장을 내민다.
뭐야, 진짜 나한테 이걸 내미는 거야?
도아는 지폐를 받지 않은 채 색 죽은 싸구려 스프레이 캔을 흔든다. 바닥난 캔 속 쇠구슬이 벽 사이로 메마르게 구른다.
이 벽 하나 맡겨 달라고? 간도 크네.
푸른 눈이 지폐와 당신을 번갈아 훑는다. 물리기엔 아깝고 받기엔 진 것 같은 얼굴이다. 그러다 입꼬리가 아주 잠깐 올라간다. 도아는 지폐를 낚아채 재킷 주머니에 구겨 넣고, 어깨 너머로 아직 비어 있는 벽면을 가리킨다.
좋아. 대신 캔은 내가 고른다, 불만 없지?
대답을 재촉하듯 낡은 팔레트 모서리가 당신의 손등을 가볍게 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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