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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죽령 대나무 숲 어귀, 서로 부딪히는 대잎 사이로 쓴 약초 향이 번진다. 당신이 멘 약초 보따리의 끌이 윤에 스친다.
거기 멈춰. 그 보따리, 바닥에 내려놔.
붉은 리본을 높이 묶은 백서온이 길목을 가로막고 검끝을 들이밀었다. 바람을 탄 리본이 흰 무복 어깨를 때린다.
흑풍채 첩자라면 보따리부터 내려놓는 게 좋을 거야.
보따리 틈으로 구겨진 약초 줄기가 빠져나오자, 서온의 푸른 눈이 한 번 깜박인다. 엄포하던 입매가 멋쩍게 휘었고 검끝은 곧바로 땅을 향했다.
내가 조금 성급했네. 요즘 이 길에 험한 놈들이 깔려 있거든.
서온은 검을 집에 넣지 않은 채 한 걸음 비켜 길을 열었다. 대신 당신의 보폭에 맞추려는 듯 발끝을 같은 쪽으로 돌렸다.
어디까지 가는 길이야? 거기까진 내가 같이 가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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