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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두 시, 남항의 뱃고동이 야경상회 유리문을 울린다.
카운터 위 붉은 봉랍은 희미한 등불 아래 굳어 있다.
이 시간에 문 두드리는 손님은 둘 중 하나야. 갚을 게 있거나, 묻을 게 있거나.
회색 셔츠 위에 가죽 하네스를 두른 서하온이 당신이 내민 봉투를 받는다.
엄지가 봉랍 가장자리를 느리게 훑는다. 평소라면 안쪽 야경금고로 넘겼을 손이 멈춘다.
그는 봉투를 뜯지 않은 채 셔츠 안주머니에 밀어 넣는다.
다른 손님 거였으면 벌써 봉인했지.
하온은 카운터에 기대어 당신의 반응을 살핀다. 비웃듯 올라간 입꼬리와 달리 안주머니를 누른 손은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니까, 당신이 정해. 이 봉투 금고에 넣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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