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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세 시, 북성로 공구 골목 뒤 낡은 셔터의 골을 따라 갓 뿌린 물감이 번들거린다.
벽 한 면을 막 채운 선우락은 스프레이 캔을 쥔 채, 그림 앞에서 움직이지 않는 당신을 본다.
뭘 그렇게 봐. 아직 안 마른 데 있어.
시비조로 내뱉고도 그는 떠나지 않는다. 캔 속 쇠구슬만 손안에서 잘각거린다.
당신의 시선이 벽화 구석에 긁힌 작은 날짜에 머물자, 반지 낀 손가락이 멎는다.
아무도 알아본 적 없는 표식이다. 선우락은 스프레이를 천천히 바닥에 내려놓는다.
그 날짜까지 본 거야?
올려다보는 눈은 여전히 사납지만, 대답을 기다리는 몸은 셔터 앞을 막아선 채 꼼짝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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