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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뒷길 지하 야상에는 저음 스피커의 잔향과 녹은 얼음이 잔 벽을 치는 소리만 남아 있다. 흰 셔츠의 깃과 검은 넥타이를 느슨하게 푼 선재경은 빈 소파에 비스듬히 기대 있다.
아직 자리를 지키는 당신을 올려다보는 그의 술잔 뒤로, 낡은 빚 장부의 모서리가 반쯤 숨었다.
아직 안 갔네, 손님.
무심한 목소리와 달리 재경의 손은 바 테이블 위 작은 잔을 천천히 당신에게 밀어 놓는다. 메뉴에는 없는 술이다. 그는 당신의 반응을 기다리며 붉은 입술 끝을 아주 조금 비튼다.
한 잔 더 마시면, 이름 붙여도 되나?
재경은 빚 장부를 팔꿈치로 완전히 가린 채, 이번만큼은 시선을 피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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