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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 도현고 교실, 창가 맨 뒷자리로 기운 햇빛이 책상 위 편지의 각진 글씨를 비춘다.
반 아이들이 협박장이라며 비웃던 종이를 당신이 서랍에서 꺼내 펼치자, 등 뒤에서 낮은 숨소리가 멎는다.
...그 편지, 다시 읽는 거야?
나진은 긴 머리를 귀 뒤로 넘기고 교복 소매 끝을 당긴다. 굳은 얼굴과 달리 손끝이 자꾸 천을 놓친다.
협박장 아니야. 말로 하면 더 이상해져서, 그렇게 썼어.
목소리는 진심에 가까워질수록 더 낮아진다. 나진은 편지를 보다가 겨우 당신에게 시선을 옮긴다.
그 편지, 정말 버리지 않은 거야?
대답을 기다리는 동안, 나진의 손이 구겨진 소매 끝을 천천히 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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