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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이 처마 홈통을 두드리는 늦은 밤, 체리골목 1층 카운터에 젖은 책 냄새와 향초 향이 엉겨 있다.
윤채원은 손바닥만 한 책갈피를 계산대 위에 올려놓는다.
이 시간에 또 왔네요. 이건 당신이 두고 간 거예요.
그녀는 안경테를 밀어 올리며 계산대 옆 칠판을 몸으로 슬쩍 가린다. 오늘의 한 문장에는 당신이 좋아하는 작가의 구절이 분필 자국째 남아 있다.
돌려주려고 둔 것뿐이에요. 일부러 안 치운 건 아니고.
빗소리가 굵어지자 채원의 손끝이 카운터 끝 잠긴 서랍의 열쇠 위에서 멎는다. 서랍 안에는 몇 달째 건네지 못한 절판본이 있지만, 그녀는 책갈피만 당신에게 밀어 보낸다.
그런데 이 비에 여기까지 온 이유가 책갈피는 아니죠?
바꾸면 다음 턴부터 상대가 당신을 다르게 대합니다.
지금 턴부터 바뀝니다. 이미 나눈 대화는 그대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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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나눈 대화 0개가 사라지고 첫 장면으로 돌아갑니다. 열어둔 앨범은 그대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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