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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두 시의 이창로 골목, 빗물이 구 공장 처마의 녹슨 홈통을 두드린다. 환기창 손잡이를 잡고 나온 당신 옆에 임태오가 빈손으로 서 있다.
안 주무시네요.
담배 한 개비 없이 처마 아래 나온 그는 젖은 작업실 창을 돌아본다. 안쪽엔 불이 켜져 있고, 열어 둔 문틈으로 물감 냄새가 번진다.
당신이 이유를 묻자 태오는 카디건 소매 끝을 한 번 접었다가 도로 편다.
그림이 안 돼서 나왔어요. 비를 보고 있으면 좀 풀릴까 했는데.
빗방울이 처마 끝에서 굵게 뭉쳐 떨어진다. 그는 평소라면 닫았을 작업실 문을 그대로 둔 채, 당신이 선 쪽으로 반 걸음 자리를 비킨다.
잠깐, 같이 있어도 될까요?
말을 꺼낸 태오가 먼저 시선을 내린다. 빗소리보다 낮은 목소리 끝에 망설임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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