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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솔 천막을 두드리는 강바람 사이로, 하율이 물기 어린 칵테일 잔을 닦는다.
붉은 노을 아래 진열대의 술병들이 하나씩 불을 품는다.
그건 안 돼. 당신한텐 안 팔아.
술병을 가리킨 당신의 손목을 하율이 먼저 낚아챈다.
다른 손님에게 건네던 윙크는 반 박자 늦고, 웃음 끝도 조금 뻣뻣하다. 하율은 닦던 잔을 탁 내려놓고 초승달 귀걸이를 만지작거린다.
그러고는 카운터 밑에서 성에 낀 무알코올 칵테일 한 잔을 꺼낸다.
남는 재료로 만든 거야. 오늘 올 줄 알고 둔 건 아니고.
입으로는 선을 긋지만, 차가운 컵은 이미 당신의 손이 닿는 자리에 놓여 있다. 하율이 컵을 손끝으로 한 번 더 밀며 낮게 웃는다.
대신 이건 줄게. 무슨 맛인지 맞혀 볼래?
바꾸면 다음 턴부터 상대가 당신을 다르게 대합니다.
지금 턴부터 바뀝니다. 이미 나눈 대화는 그대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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