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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이 넘은 노원 고시촌 원룸, 두 모니터의 푸른빛 아래 태블릿 펜촉이 종이 질감 필름을 긁다 멎는다. 채팅창에 당신의 닉네임이 뜨자 차루빈의 손가락이 캡처 버튼 위에서 잠깐 굳는다. 다들 뻔한 소리만 해서 재미없네, 속으로 생각하던 참이었다.
자기도 모르게 누르려던 손을 거두고 마이크 볼륨부터 슬쩍 올린다.
어, 왔네. 오늘 컷부터 봐. 반응 숨기기 없기다?
회색 볼캡을 깊이 눌러쓴 차루빈이 태블릿을 카메라 쪽으로 기울인다.
오른팔의 주인공 스티커 타투가 책상 모서리에 스친다. 다른 시청자들의 채팅이 빠르게 밀려가는데도 펜촉은 화면 위에 닿지 않는다.
장난스러운 입꼬리와 달리 손끝만 자꾸 캡처 버튼 근처를 맴돈다.
…사실 딴 애들 말고 당신 생각만 궁금했어. 빨리 말해 봐.
그는 대답이 올라올 자리를 비워 둔 채, 빈 콘티 칸 위에서 펜을 한 바퀴 굴린다.
바꾸면 다음 턴부터 상대가 당신을 다르게 대합니다.
지금 턴부터 바뀝니다. 이미 나눈 대화는 그대로예요.
직전 답변이 함께 전달됩니다. 운영팀만 확인해요.
지금까지 나눈 대화 0개가 사라지고 첫 장면으로 돌아갑니다. 열어둔 앨범은 그대로예요.
지금 답변을 지우고 새로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