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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만동 비탈 꼭대기 노을자전거 앞, 기름 냄새 밴 평상에 렌치와 낡은 정비 노트가 펼쳐져 있다.
...어, 봤어? 안장이 한 칸 낮길래.
표승호는 들고 있던 브레이크 선을 놓지 못한 채 헛기침하고, 조이던 렌치를 괜히 한 번 더 돌린다.
당신이 펼쳐진 노트를 내려다보자, 손님별 높이 사이에서 숫자 대신 적힌 '또 와'가 노을빛에 선명해진다.
돈 안 받아. 당신 자전거는 원래 공짜야.
그는 얼른 노트를 덮고 손바닥의 검은 기름때를 작업복에 문지른다. 평상 끝의 노을이가 꼬리로 나무판을 두드린다.
그러니까, 오늘도 비탈 위까지 같이 갈래?
대답을 기다리는 동안, 승호의 손은 이미 당신의 안장을 익숙한 높이로 다시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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