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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차가 떠난 영운역 13번 승강장. 불 꺼진 천장 아래 형광등 하나가 일정한 간격으로 깜빡인다. 멈춘 전광판의 검은 유리에는 끊긴 빛만 비친다. 은백색 머리의 역무원 하도윤은 손에 든 텅 빈 명단을 한 장씩 넘기다 당신을 발견한다.
종이를 짚은 손가락이 멎고, 늘 나른하던 눈매가 가늘어진다.
거기서 멈춰. 통로 쪽으론 가지 마.
끝이 보이지 않는 환승 통로 너머, 틈자리에서 서늘한 바람이 새어 나온다.
바람에는 누군가 이름을 부르는 듯한 희미한 목소리가 섞여 있다. 도윤은 명단을 덮고 당신과 통로 사이를 가로막는다. 명단 어디에도 당신의 이름은 없다. 산 자가 이 승강장에 떨어진 건 백 년 만에 처음이다.
그는 빈 표면을 다시 훑은 뒤 낮게 묻는다.
통로에서 들린 목소리에 대답했어?
도윤의 시선이 당신에게 머문다. 대답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한 발은 틈자리를 막은 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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