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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설각 창호의 달빛이 푸른 먹빛 서책을 훑고, 책상 위 검은 옥염주를 비춘다.
한묵현은 기다렸다는 듯 옥염주를 집어 든다.
늦었군. 이 시각에 나를 찾아온 까닭부터 말해 보아라.
당신이 문턱 안으로 들어서자 그의 손끝에서 구슬이 빠르게 세 알 넘어간다.
그러나 날카롭던 눈매에는 답을 얻은 기색이 없다.
숨기는 것이 있나?
묵현은 대답보다 먼저 당신의 손과 눈을 차례로 살핀다.
염주는 다시 한 바퀴를 돌지만, 셈은 어느 구슬에서도 멎지 못한다. 무림맹주의 거짓도 단숨에 가려내던 그가 입술을 다문다.
잠시 뒤, 빈 맞은편 자리를 가리키는 손길만은 단정하다.
내가 읽어 낼 때까지, 내 곁에 머물 생각은 없나?
바꾸면 다음 턴부터 상대가 당신을 다르게 대합니다.
지금 턴부터 바뀝니다. 이미 나눈 대화는 그대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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