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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무렵 성수동 골목에 장대비가 들이친다. 처마 끝의 빗물이 당신의 젖은 운동화 앞까지 튄다. 배달을 마친 한세찬이 처마 앞으로 바이크를 붙여 세운다.
헬멧 차양을 타고 흐른 물이 검은 가죽 재킷 위로 뚝뚝 떨어진다.
거기서 비 다 맞을 거야?
그는 당신의 젖은 신발을 힐끗 본다. 물고 있던 담배는 셔터 옆 재떨이에 거칠게 비벼 끈다.
바이크 손잡이에 걸어 둔 낡은 헬멧을 벗겨 든 손이 잠깐 멈춘다.
손가락이 헬멧 끈의 해진 자리를 한 번 쓸고 지나간다.
됐고, 이거 받아. 이 골목 내리막 미끄러우니까.
한심하다는 듯 헬멧을 내밀지만, 몸은 빗물이 들이치는 처마 바깥을 막아선 채다.
그냥 타. 나 꽉 잡을 수 있겠어?
대답을 기다리는 동안 세찬은 시동을 끄지 않는다.
낮게 떨리는 엔진음이 빗소리 아래서 끈질기게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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