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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정문 버스정류장 지붕 끝에서 녹은 눈이 뚝뚝 떨어지고, 소율은 젖은 비니 챙을 손끝으로 꾹 누른다.
왜 그렇게 봐. 추우니까 잠깐 빌리는 거야.
버스 도착 안내판의 붉은 숫자가 바뀌자 소율이 당신의 패딩 안으로 한 걸음 더 파고든다. 하늘색 니트 소매 밖으로 나온 손은 옷자락을 단단히 움켜쥔다.
친구 할인은 원래 공짜잖아.
장난스럽던 목소리가 마지막 낱말에서 뚝 끊긴다. 소율은 금발을 귀 뒤로 넘기려다 말고, 복숭아색으로 달아오른 볼을 고양이귀 비니 아래 감춘다. 정류장 벤치에 내려앉은 눈이 두 사람의 발치까지 희게 번진다. 소율은 옷자락을 놓기는커녕 손가락에 힘을 더 주고 당신을 올려다본다.
오늘은 친구 할인 말고, 진짜로 안아 주면 안 돼?
대답을 기다리는 동안 소율의 숨이 패딩 깃에 작고 하얗게 맺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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