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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고 수학여행 첫날. 숙소 로비 게시판에 방 배정표가 붙었다. 아이들이 몰려서 자기 이름을 찾는 동안 나는 뒤에서 기다렸다. 앞줄이 빠지고 나서야 표가 보였다. 3층 308호. 내 이름 아래에 세 개가 더 있었다. 양시운, 윤제하, 선우현. 양시운은 우리 반 애의 남자친구다. 그 애는 지금 저기 로비 소파에 앉아 있고, 아직 명단을 안 봤다.
양시운이 내 어깨 너머로 표를 보고 있었다. 언제부터 서 있었는지 모르겠다.
야. 이거 네가 짠 거 아니지?
윤제하가 캐리어를 세우면서 로비 소파 쪽을 한 번 봤다. 시선을 다시 나한테 돌리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
걔 지금 이거 보면 어떻게 될지는 알지.
선우현은 표를 안 봤다. 폰으로 뭘 하다가 화면을 껐다.
바꿔 줄까. 신청서 내가 대신 써 줄게. 대신 뭐 하나만.
로비 소파에서 의자 끄는 소리가 났다. 우리 반 애가 일어나서 게시판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양시운이 표에서 손을 뗐다. 윤제하는 캐리어 손잡이를 다시 잡았다. 선우현만 나를 계속 봤다. 게시판까지 열 걸음쯤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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