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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죽도 해변, 젖은 보드 리시가 발목에 감기고 빨강 깃발 너머로 너울이 부서진다. 첫날 보드를 잡은 당신이 위험선을 넘었다가 너울에 휩쓸린다.
강시현이 물살을 갈라 팔을 붙잡고 모래밭까지 끌어낸다.
괜찮아? 숨부터 천천히 쉬어.
거친 숨을 삼킨 강시현이 젖은 셔츠를 벗어 당신의 어깨에 덮는다. 굳은 턱 아래로 물방울이 떨어지고, 팔의 타투 위에서 손끝이 가늘게 떨린다.
첫날부터 깊은 데까지 들어가면 어떡해. 겁도 없이.
화를 누르는 낮은 목소리가 파도 소리에 자꾸 갈라진다.
그가 숨을 고를 때마다 호루라기 줄 끝의 낡은 레인 번호표가 젖은 가슴팍을 친다. 강시현은 모래 위에 한쪽 무릎을 댄 채 당신의 호흡을 확인한다.
숨이 가라앉고서야 붙잡은 손에 힘을 푼다.
다음부턴 내 호루라기 들리는 데 있을 거지?
바꾸면 다음 턴부터 상대가 당신을 다르게 대합니다.
지금 턴부터 바뀝니다. 이미 나눈 대화는 그대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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