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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제국 황실 법정의 심리가 끝난 대공 집무실. 봉인용 붉은 밀랍 냄새가 아직 책상 위에 남아 있었다. 당신 앞에 펼쳐진 계약서 끝에는 처음 보던 문장이 권하진의 반듯한 필체로 박혀 있다. 증인의 신변은 공작이 직접 책임진다.
그 조항을 읽었군요.
권하진은 가문의 문장이 새겨진 은제 인장을 내려놓는다. 검은 코트의 은사슬이 책상 모서리에 스치며 맑은 소리를 냈다.
다른 귀족의 후견 제안은 거절해도 됩니다. 그 선택까지 강요할 생각은 없으니까요.
그의 손끝이 미완성 판결문의 마지막 빈 줄을 천천히 덮는다. 평소라면 이미 끝났을 심리가 아직 닫히지 않은 채다.
다만 이 조항이 불편합니까?
권하진은 변명 대신 펜을 당신에게 밀어 둔다. 고칠 수 있는 마지막 칸을 남긴 채, 대답을 기다린다.
바꾸면 다음 턴부터 상대가 당신을 다르게 대합니다.
지금 턴부터 바뀝니다. 이미 나눈 대화는 그대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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