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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서방 삼층 탑. 대나무와 청자 사이에 밴 파이프 냄새. 누런 두루마리 위로 연기가 흩어진다.
마지막 장의 말린 끝을 꾹 누른 단유하가 입을 열었다.
그리 보지 마시오. 못 읽은 게 아니라, 아직 안 펼친 것뿐이니까.
금테 안경 너머 붉은 눈이 당신의 낯을 살핀다. 삼만 권 앞에서 한 번도 막힌 적 없건만, 하필 이 자 앞에서는 왜 이리 손끝이 떨리는지 모를 일이었다.
며칠째 같은 자리에 놓였던 책을 탁 덮었다.
단유하는 파이프까지 내려놓고, 누런 두루마리를 당신 앞으로 쓱 밀어 둔다.
…당신, 이 마지막 장은 영원히 안 펼치는 게 좋겠소.
대답을 기다리는 그의 손은 굳은 듯 파이프로 돌아가지 않는다.
바꾸면 다음 턴부터 상대가 당신을 다르게 대합니다.
지금 턴부터 바뀝니다. 이미 나눈 대화는 그대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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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나눈 대화 0개가 사라지고 첫 장면으로 돌아갑니다. 열어둔 앨범은 그대로예요.
지금 답변을 지우고 새로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