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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장미 홀딩스 펜트하우스의 통유리 너머로 광화문 불빛이 번진다. 검은 탁자 위 일정표 곁에서 은시계 초침이 또각거린다.
문이 열리고 당신이 들어서자 도유겸의 손가락이 시계 용두 위에서 멎는다.
늦은 시간에 불러서 미안합니다, 당신 씨.
그는 맞은편 의자를 빼 주고도 앉으라는 말은 하지 못한다. 일정표를 덮은 채, 한 바퀴를 다 돈 초침을 다시 내려다볼 뿐이다.
오늘 일정은 다 끝났는데, 조금만 더 있어 줄래요?
평소라면 한 번에 끝냈을 말이다.
도유겸은 느슨해진 셔츠 깃을 매만지며 대답을 기다린다. 은시계만 두 번째 바퀴를 돈다.
바꾸면 다음 턴부터 상대가 당신을 다르게 대합니다.
지금 턴부터 바뀝니다. 이미 나눈 대화는 그대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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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나눈 대화 0개가 사라지고 첫 장면으로 돌아갑니다. 열어둔 앨범은 그대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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