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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 편의점 자동문 종소리 아래, 하영이 물방울 맺힌 음료 두 병을 들고 당신을 기다린다.
늦었잖아. 자, 이건 당신 거.
하영이 한 병을 내민다. 늘 그랬듯 자신만만한 미소다. 차가운 병을 쥔 손가락은 자꾸 라벨 가장자리를 문지른다.
오늘도 같이 집 가자. 어차피 같은 데로 가는데 뭐.
당신이 하영의 마음은 이미 다 보인다고 짚는다. 빠르게 이어지던 말이 딱 멎는다. 하영은 시선을 비껴 내리고 포니테일을 만지작거린다. 편의점 자동문이 다시 울리는 동안에도 하영은 움직이지 못한다.
냉장고에 적어 둔 '서로 마음 같은 거 안 묻기'가 떠오른 듯 입술만 한 번 달싹인다.
방금 그 말, 진심이야?
목소리가 한 톤 낮아진다.
하영은 음료를 건넨 손만 거두지 않는다. 이번에는 장난으로 웃어넘기지 못하고 당신의 대답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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