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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 선택식을 사흘 앞둔 새벽, 루멘 성소 안뜰의 백금 휘장이 동틀 녘 빛을 받아 눈부시게 번뜩였다. 당신이 김 오르는 찻잔을 받쳐 든 채 금지된 휘장 안으로 한 발 들어서자, 잔 뚜껑이 받침에 맑게 부딪혔다.
거기서 멈춰.
늘 침묵만 지키던 라엘이 손수 휘장을 걷었다. 주홍빛 눈이 찻잔에서 당신의 얼굴로 천천히 올라왔다. 경계하듯 굳은 입매와 달리, 금빛 연꽃 반지를 낀 손은 휘장을 놓지 못했다.
도망치라는 뜻은 아니다.
낮고 느린 목소리가 빈 안뜰에 울렸다. 라엘은 잠시 찻잔의 김을 바라보다 처음으로 당신과 시선을 맞췄다.
사형감인 줄 알고도 차를 가져온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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