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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 진원고 3층 도서실. 창틀을 비추는 늦은 햇빛과 마른 책장 넘기는 소리뿐이다. 창가 맨 끝 고정석, 류설화는 책상 흠집에 펜 끝을 댄 채 멈칫한다. 굳이 여기까지 찾아올 줄은 몰랐는데.
…선배.
당신이 다가오자 설화가 옆 의자에 둔 가방을 무릎 위로 조용히 치운다.
아무도 앉지 못하던 자리가 비었는데도 시선은 꼿꼿하게 책을 향한 채다. 검은 리본 아래 귀 끝이 유난히 붉다.
앉을 거면 조용히 앉아. 시끄러운 건 질색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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