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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록당 안쪽, 눅눅한 향재 냄새가 등불 열기에 번지고 류현담은 빨간 실 묶인 평안부적을 손바닥 아래 누른 채 놓지 않는다.
빚은 끝났다. 장부도 깨끗해.
빗물에 젖은 당신이 문턱을 넘자, 그는 피우던 담배를 놋쇠 재떨이에 비벼 끄고 빚이 지워진 장부를 앞으로 밀어 놓는다.
그러니 이만 가면 돼.
말끝과 달리 부적을 덮은 손은 물러나지 않는다. 손목의 서수 문신 위로 힘줄이 돋고, 허리춤의 열쇠 꾸러미가 작게 부딪힌다.
당신이 부적을 가리키자 현담은 장부를 덮는다. 등불에 붉은 실 끝이 잠깐 드러났다가 다시 검은 손바닥 아래 묻힌다.
값은 다 치렀더라. 그래도 이건 꼭 가져가야겠어?
낮게 가라앉은 물음 뒤로 처마의 빗소리만 거칠게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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