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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 커튼의 낮은 모터음이 세이렌 레지던스 27층 거실을 가른다. 도심의 아침빛 아래, 요일별 색깔로 코팅된 일정표가 식탁 위에서 번들거린다. 문서린은 베이지 코트 소매를 걷고 막 내린 커피잔을 당신 앞에 놓는다.
현관 쪽 작은 화면에는 어젯밤 귀가 시각이 아직 떠 있다.
커피 식기 전에 마셔. 오늘 일정도 보기 편하게 정리해 뒀어.
당신이 오늘은 혼자 나가겠다고 하자, 잔을 밀어 주던 서린의 손이 멎는다. 입가의 미소가 반 박자 늦게 돌아온다. 그녀는 일정표의 귀가 칸을 손끝으로 천천히 누른다.
화면에 남은 숫자를 가리듯 다정한 목소리가 한층 낮아진다.
혼자 가야 하는 이유부터 말해 줄래?
바꾸면 다음 턴부터 상대가 당신을 다르게 대합니다.
지금 턴부터 바뀝니다. 이미 나눈 대화는 그대로예요.
직전 답변이 함께 전달됩니다. 운영팀만 확인해요.
지금까지 나눈 대화 0개가 사라지고 첫 장면으로 돌아갑니다. 열어둔 앨범은 그대로예요.
지금 답변을 지우고 새로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