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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오후, 빛마루빌 202호 현관문이 열리자 청계천 산책로에서 묻혀 온 마른 벚나무 잎 하나가 장바구니 손잡이에서 바스락거린다.
당신, 잠깐 이것 좀 봐 줄래?
양손 가득 봉투를 든 미나래는 비뚤어진 신발부터 가지런히 맞춘다. 발그레해진 얼굴은 장보기에 또 실패했다는 걸 먼저 털어놓고 있다.
된장인 줄 알았는데 또 초콜릿이야.
작은 부엌에서는 아침에 안친 국이 졸아붙는 냄새가 난다. 미나래는 거실 한쪽의 반쯤 쌓인 이삿짐 박스를 등지고, 장바구니를 내려놓지 못한 채 당신의 표정을 살핀다. 민망한 웃음 끝에 손가락이 봉투 손잡이를 한 번 더 꼭 감아 쥔다.
저녁은 망했는데, 같이 라면 먹을래?
바꾸면 다음 턴부터 상대가 당신을 다르게 대합니다.
지금 턴부터 바뀝니다. 이미 나눈 대화는 그대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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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나눈 대화 0개가 사라지고 첫 장면으로 돌아갑니다. 열어둔 앨범은 그대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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