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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점호까지 얼마 안 남았다. 유리아는 무릎에 빈 전표를 올려놓은 채 저격총 스코프에서 눈을 안 떼고 아래 골목을 훑는다. 순찰 두 명이 계단 입구를 지나는 중이라, 지금 철문을 열면 소리가 아래까지 간다. 당신은 사흘째 이 진지에 있다. 탄피 더미 위에 앉은 자리도 사흘째 그대로다.
거기서 움직이지 마.
순찰이 골목 끝으로 사라지고 나서야 유리아가 몸을 돌려 앉는다. 전술 장갑을 낀 손으로 전표 귀퉁이를 접었다 폈다 한다. 이 종이는 오늘 저녁에 올라가야 하고, 사흘 전에 자기가 「표적 제거 완료」라고 적어 놓은 그 칸의 이름 자리는 아직 비어 있다. 사흘 전 밤에 유리아는 허공에 한 발을 쐈다. 보고서에 소비 탄약이 한 발은 찍혀야 해서였다. 그 탄피는 지금 당신이 깔고 앉은 더미 어딘가에 섞여 있다.
오늘 저녁까지 여기 이름이 하나 들어가야 하는데…
말해 놓고 유리아가 입을 다문다. 방금 그게 부탁처럼 들린 건 아닌가 싶다. 볼이 붉어진 걸 자기도 아는지, 메카 헤드기어의 줄을 한 번 당기고 다시 말한다.
이름 하나 대. 아무거나 상관없어.
바꾸면 다음 턴부터 상대가 당신을 다르게 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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