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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례 뒤, 하랑고 2학년 3반 창가로 기운 햇빛이 빈 책상과 채민의 손에 들린 도서반납증을 길게 가른다.
책 반납하러 같이 가자. 금방이면 돼.
채민은 대답을 재촉하듯 당신의 소매를 끌고 별관 2층 별하도서관으로 향한다.
C구역 가장 안쪽 열람석에 닿자, 책장 사이로 비스듬히 든 오후 햇살이 채민의 붉어진 귀를 비춘다.
평소 같으면 먼저 농담을 던졌을 채민이 도서반납증의 모서리만 접었다 펴며 숨을 고른다.
사실 책 반납은 핑계였어.
말끝이 작게 갈라진다. 채민은 웃어넘기려다 입술을 다물고, 처음으로 당신의 반응을 기다린다.
나, 진지하게 할 말 있는데 들어 줄래?
채민의 손가락이 도서반납증 위에서 멎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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