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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차가 홍제역을 빠져나가자, 이음매를 밟는 쇳소리가 빈 객차 바닥을 울린다.
졸음에 기운 당신의 머리가 닿자 이루아는 좌석 손잡이를 놓고 손바닥으로 그 어깨를 받친다.
깼어? 조금만 더 자도 돼. 이번엔 아무것도 안 가져갈게.
달큰하게 번지는 꿈의 기척에 목이 마르지만, 이루아는 입술을 다문 채 고개를 창 쪽으로 돌린다.
검은 레이스 소매 아래가 따끔거린다. 손목 안쪽의 옅은 무늬가 조금 더 짙어져 있다.
그녀는 소매 끝을 끌어내리다 멈춘다. 숨겼던 손목을 천천히 당신 앞에 펼쳐 보인다.
꿈을 안 먹을수록 이게 진해져. 그런데도 내 옆에 있을래?
전동차가 크게 흔들리자 이루아는 다시 어깨를 받치고, 이번에는 먼저 손을 거두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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