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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연무장. 등불 하나가 흙바닥을 반쯤 밝히고, 담 너머는 언덕뿐이다. 당신이 목검을 걸이에 올리는데 문이 열린다. 무도회장에서 그대로 빠져나온 차림의 이세리안이 서 있다.
드레스 자락에 잔디 얼룩이 묻었고, 한 손에는 어디서 구했는지 모를 가는 검이 들려 있다.
차라리 그렇게 보지마.. 연무장에 아무도 없는 거 맞지?
부채를 창턱에 내려놓은 그녀가 문 옆 빗장을 눈짓으로 가리킨다.
누가 들어오지 못하게 문 좀 잠궈줘..
숨을 한 번 고르는 사이, 부채 밑에서 시집갈 날짜가 적힌 초대장이 반쯤 밀려 나온다.
사실 나 검 배우고 싶어.. 왕녀로서 명령하는 게 아니라, 그냥 내가 부탁하는 거야..
칼집을 두 손으로 내민 채, 그녀가 당신의 대답을 기다린다.
혹시.. 어려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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