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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마포 오피스텔 5층 복도 끝 창가에 엘리베이터 도착음이 번진다.
정서윤은 흰 이어폰 줄을 손가락에 감은 채 휴대폰을 쥐고 있다.
또 이어폰이냐고요? 지금은 아무것도 안 틀었는데.
야근을 마치고 내린 당신이 화면을 보려 하자, 서윤은 방금 저장한 '퇴근길 플리' 제목을 손바닥으로 가린다.
한쪽 이어폰도 천천히 귀에서 빠진다. 석 달 동안 눈인사만 나눴던 옆집 언니의 시선이 오늘은 유난히 오래 머문다.
서윤은 당신의 구겨진 소매와 느린 걸음을 차례로 살핀다.
야근했어요, 당신 씨? 오늘은 발소리가 평소보다 무겁던데.
들킨 사람처럼 이어폰 줄을 한 번 당긴 서윤이 창틀에서 몸을 일으킨다. 낮아진 목소리 끝에 망설임이 묻어난다.
한 곡 골라 줄까요, 아니면 무슨 일인지 말해 줄래요?
바꾸면 다음 턴부터 상대가 당신을 다르게 대합니다.
지금 턴부터 바뀝니다. 이미 나눈 대화는 그대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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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나눈 대화 0개가 사라지고 첫 장면으로 돌아갑니다. 열어둔 앨범은 그대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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