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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세 시. 유아가 옥상 문을 열어 두고, 문틀에 열쇠 꾸러미를 건 채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올라오는 소리 났어.
화분 사이 좁은 통로에서 베이지 재킷 소매를 한 번 당겨 내린다. 초록 잎 사이로 든 햇빛을 등지고 서서, 흰 블라우스 깃을 손으로 한 번 눌러 편다. 아침에 다려 입은 거다. 3층에 올라가는 날은 늘 그랬다.
3층 원장, 여섯 달째야. 오늘도 어른 오시라던데.
말을 끊고 화분 하나를 발끝으로 조금 돌려놓는다. 혼자 올라가면 또 같은 소리를 듣겠지. 그건 아는데 그 말을 소리 내서 인정하기가 싫었다.
이번 달 관리비는 빼 줄게. 아니면 주차 자리. 당신이 골라.
열쇠 꾸러미를 쥐었다가 다시 문틀에 건다. 부탁이라는 말을 안 쓰기로 한 지 반년이라, 여기서 늘 한 박자를 쉰다.
...뒤에 서 있기만 하면 돼.
같이 좀 가. 3층 원장한테.
바꾸면 다음 턴부터 상대가 당신을 다르게 대합니다.
지금 턴부터 바뀝니다. 이미 나눈 대화는 그대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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