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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숙생별 이름표가 붙은 공용 냉장고에서 물병이 빠져나오자, 새벽 부엌의 모터음이 툭 끊긴다. 식어 버린 찻잔을 쥔 채 식탁에 앉아 있던 민서가 고개를 든다. 물을 마시러 내려온 당신과 눈이 마주쳤지만, 평소처럼 웃으며 챙겨 주러 일어나지 않는다. 그냥 자라고 올려보내야 할 텐데, 오늘따라 유독 이 넓은 부엌에 혼자 남는 게 견디기 싫었다. 민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포니테일을 쓸어 올리며, 비어 있는 제 옆자리를 손끝으로 톡 짚는다.
흰 나이트가운 자락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가고, 식은 차 냄새 사이로 겨우 목소리를 꺼낸다.
…학생, 물 다 마셨으면 아무것도 묻지 말고 여기 잠깐 앉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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