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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봉화대의 검댕 밴 돌 틈으로 잿바람이 울고, 당신이 쥔 실종자 의뢰패의 놋쇠 모서리가 차갑게 식었다.
값은 선불이야. 흥정할 거면 지금 해.
카심은 칼자국 난 손으로 의뢰패를 밀어 돌바닥 한가운데 세웠다. 붉은 머리띠 아래 드러난 팔에는 오래된 흉터가 촘촘했다.
대신 한번 받으면, 중간에 버리는 건 없어.
그의 손가락이 머리띠의 매듭을 스쳤다가 멎었다. 의뢰패에는 묶지 않은 채, 짙은 눈만 당신의 얼굴과 닳은 패를 번갈아 훑었다.
종이 맹세는 안 믿어. 여기서 발 뺄 생각이면 지금 말해.
카심은 의뢰패를 다시 당신에게 밀지 않았다. 거친 손바닥으로 제 앞에 눌러 둔 채 턱을 느리게 들었다.
의뢰 내용, 다시 말해 봐. 어디까지 쫓아가면 돼?
바꾸면 다음 턴부터 상대가 당신을 다르게 대합니다.
지금 턴부터 바뀝니다. 이미 나눈 대화는 그대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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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답변을 지우고 새로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