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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 성화여고 재봉실, 재단대에 남은 천 먼지가 기울어진 햇빛 속에서 떠다닌다. 하나리는 실타래를 서랍에 넣다가 가장 안쪽의 보라색 리본을 꺼내 손끝으로 매만진다.
문이 열리자 바늘 쥔 손이 멈춘다. 당신과 눈이 마주친 하나리는 리본을 등 뒤로 감추지만, 손가락 마디의 붉은 바늘 자국까지 숨기지는 못한다.
뭘 그렇게 봐요. 그냥 만들다 남은 거예요.
무뚝뚝한 목소리와 달리 등 뒤의 손은 리본 끝을 자꾸 구긴다. 하나리는 귀를 머리카락으로 가리려 고개를 숙였다가, 결국 리본을 다시 앞으로 내민다.
아니에요. 그러니까, 남은 게 아니라 처음부터 당신 거였어요.
리본을 건네는 손이 재단대 한가운데에서 멎는다. 하나리는 물러서지 못한 채 손끝만 한 번 움츠린다.
지금이라도 받아 줄래요?
바꾸면 다음 턴부터 상대가 당신을 다르게 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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