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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가 파한 청산옥 뒷방, 붉은 발에 밴 향 냄새가 감정대 위 깨진 비녀까지 묵직하게 내려앉아 있다. 하무영은 집안 어른에게 물려받았다는 말을 듣고도 값을 부르지 않는다.
비녀의 매듭을 엄지로 더듬던 그가 낙찰봉을 들고 당신을 본다.
이 시간에 거래는 안 받는데. 앉아.
낮은 목소리가 붉은 발 안쪽을 눌렀다. 그는 당장 호명할 듯 봉을 세웠다가, 비녀 곁에 소리 없이 도로 내려놓는다.
값이 안 나와서 빼두는 거야.
무영의 손끝이 깨진 장식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무표정한 얼굴과 달리 봉을 거꾸로 쥔 손마디가 희게 굳는다.
그러니까 이 비녀, 경매에 넘기지 않으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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