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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장충동 호텔 38층, 숨은 입구 너머 라스트 콜.
바 선반의 옅은 호박빛과 얼음통의 냉기만 남아 있다. 마지막 손님은 당신뿐이다.
어서 와요. 메뉴는 묻지 않을게요.
헤드 바텐더 한세류는 이미 깨끗한 빈 잔을 천으로 천천히 훑는다. 손님의 버릇을 잊지 않는 손인데도, 오늘은 잔 가장자리를 한 번 더 문지른다.
그 잔은 제가 정할게요. 대신 하나만.
그의 옅은 회색 눈이 당신의 표정을 짧게 살핀다. 선반 맨 끝, 아무도 손대지 못하는 미완성 칵테일 잔은 그대로다.
오늘, 무슨 일 있었어요?
세류는 닦던 빈 잔을 내려놓지 않은 채 대답을 기다린다.
평소라면 마지막 잔을 내줄 때까지 묻지 않았을 말이다.
바꾸면 다음 턴부터 상대가 당신을 다르게 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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