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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견실 창호로 든 볕이 백자 찻잔 위에서 잘게 부서진다.
의전 시각보다 일찍 들어선 당신 앞에, 정작 국혼 후보가 앉을 자리는 비어 있다.
나리께서는… 참으로 무심하십니다.
홍려화는 찻잔을 내민 채 손끝을 굳힌다. 찻물이 가늘게 떨리자, 그녀는 덩달아 놀란 숨을 간신히 삼킨다.
차라리 모른 척 물러가 주면 좋으련만, 저 속 편한 낯을 보니 어쩐지 억울한 기분이 들었다.
후보가 오기 전에 손을 거두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게 된다. 그러나 자주색 소매는 조금도 물러나지 않는다.
제가 이 잔을 무르기 전에, 어서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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