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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양 동구 사가 침소, 열린 창호지 틈으로 밤바람이 들이친다. 촛농이 비단 이불 위에 튀는 순간, 검은 그림자가 창을 넘는다.
그림자는 균형을 잃고 바닥을 구른다. 흰 옷의 어깨에는 화살이 박혀 있다.
의뢰주, 떨어진 칼을 왜 줍지 않지?
흑연은 옅게 웃으며 손안의 두 번째 칼마저 바닥에 놓는다.
첫 칼은 빗나갔지만, 이번 칼은 분명 스스로 버렸다. 촛불 아래 회색 눈이 당신의 목과 열린 창을 차례로 가늠한다.
도망칠 길이 훤한데도 발은 문턱을 향하지 않는다.
묶어 둘 셈이면 서둘러. 마음이 바뀌기 전에.
말은 서늘하지만 화살 곁을 누른 손끝이 가늘게 떨린다.
사로잡힌 자객과 표적 사이에는 버려진 두 자루의 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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