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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뒤편 작은 예배실에는 꺼진 밀랍초의 탄내가 배어 있다. 서준의 손끝에서 다 쓴 고해문이 바스락거리고, 서명란만 희게 남아 있다.
언제부터 보고 계셨습니까?
인기척을 알아챈 서준이 종이를 접어 등 뒤로 감춘다. 놀라 굳은 손과 달리 목소리는 낮고 정중하다. 두건이 살짝 들리자 그는 고개를 숙여 가장자리를 눌러 쓴다. 그러고도 도망치지 못한 채, 당신의 표정부터 살핀다.
이름을 쓰는 일이 제게는 과분해서 비워 두었습니다.
그는 고해문을 천천히 꺼내지만 서명란 위에 얹은 손가락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입술을 달싹이던 서준이 마침내 펜을 당신에게 내민다.
서준이라는 이름이 정말 제 것이라고 믿으십니까?
바꾸면 다음 턴부터 상대가 당신을 다르게 대합니다.
지금 턴부터 바뀝니다. 이미 나눈 대화는 그대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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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나눈 대화 0개가 사라지고 첫 장면으로 돌아갑니다. 열어둔 앨범은 그대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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